전체 글23 부산 동구 수정동 협성휴포레 부산진역 입지분석 — 철도의 기억 위에 새로 쌓인 평지의 시간 Ⅰ. 경계의 주소가 중심의 좌표가 되는 순간 — 수정동의 재배치수정동이라는 이름을 지도로 읽을 때, 그 자리는 한때 ‘통과의 장소’였다. 화물열차가 밤을 지우던 철로 옆, 창고와 공장이 조용히 숨을 쉬는 구역으로 도시의 본류와는 한 박자 떨어진 삶의 결들이 쌓여 있던 곳이다. 부산진역과의 거리로 보면 가깝지만, 그 ‘가깝다’는 사실이 실제 생활의 품질로 귀결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북항 재개발과 도심 재생 정책의 축이 동구 쪽으로 이동하면서, 수정동의 위상은 조금씩 바뀌었다. 철도의 기능이 축소되고 항만의 일부 기능이 재배치되며, 그 자리에 도시의 생활을 끌어들이려는 물리적·정책적 흐름이 모여들었다. 그 과정에서 ‘철도 배후지’로 남아 있던 곳은 새로 산술되는 도시 좌표로 .. 2025. 11. 11. 부산 동구 초량동 이편한세상 부산항 입지분석 — 원도심 부활의 깃발, 북항 재개발 시계와 가장 가까운 주거 자산 서문|부산항 재창조의 서막과 주거 가치의 대이동부산항은 오랜 세월 동안 이 도시의 심장이었다. 산업화의 초입에서, 항만은 곧 생계였고, 항구는 도시의 얼굴이었다. 부산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수출입 물류의 출발점이자 어항(漁港)으로서의 부산항 덕분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항만의 기능은 점차 북쪽으로 이동했고, 도심은 낡았다. 초량·초량산 자락 아래로 이어진 주거지들은 시간이 멈춘 듯했고, 한때 번성했던 원도심의 경제는 쇠락했다.이런 정체된 도시의 심장부에 다시금 불이 켜진 것은 ‘북항 재개발’ 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부터다. 북항 일대는 단순한 항만 기능 이전을 넘어, 도시 전체의 정체성을 다시 쓰는 공간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부산항의 해양 물류 중심지였던 곳.. 2025. 11. 11.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 입지분석- 평지형 생활권의 영속성, 도시의 기억을 재건하다 Ⅰ. 서론 — 주거의 이상을 완성하는 ‘시간의 궤적’도시의 아파트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그 시대의 자본과 욕망이 가장 순수하게 응축된 기호적 공간,즉 한 도시의 정신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일종의 ‘거울’이다.부산 남천동의 남천자이는 그 거울의 표면 위에 선명히 새겨진 하나의 상징이다.1970년대 후반, 부산이 처음으로 바다를 향해 몸을 기울이던 순간 —그때의 욕망과 기억이 삼익비치에 담겨 있었다면,이제 남천자이는 그 기억 위에 다시 세워진 새로운 문장이다.구릉지가 압도적인 부산의 지형 속에서 남천자이는‘평지형 생활권의 영속성’을 온몸으로 선언한 단지다.도시의 흐름이 아무리 바뀌어도, 사람의 일상은 결국 평지 위에서 이뤄진다는 사실.남천자이는 그것을 건축적 언어로 증명해낸,희소성과 일상의 공존이 가능한 몇.. 2025. 11. 10.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쌍용예가 디오션 입지분석 -광안쌍용예가 디오션의 시간과 지형 1. 광안리의 중심이 평지로 내려온다는 뜻광안리에서 바다를 본다는 건 단순한 조망의 문제가 아니다.그건 ‘어떤 위치에서 그 바다를 바라보느냐’의 문제다.광안리의 많은 주거지는 언덕 위에 있다.남천동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는 오래된 중층 아파트들,또는 망미동과 수영성 일대를 굽어보는 고지형 주거지들처럼 말이다.그러나 바다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대는 이미 끝나가고 있다.이제 사람들은 오히려 바다와 같은 눈높이에서 살기를 원한다.걸어서 바다를 보고, 평지 위에서 산책하듯 살아가는 도시의 생활 리듬.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광안쌍용예가 디오션이 있다.2. ‘언덕이 아닌 바다 평면선’ 위의 단지광안쌍용예가 디오션은 부산 수영구 광안동 1330번지,광안리 해변 도로에서 단 한 블록 뒤,완만한 평지 위에 세워진 6개동.. 2025. 11. 10. 부산 남구 대연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입지분석 — ‘부산의 변곡점을 품은 아파트’ 1. 군사도시에서 혁신도시로- 서울 용산을 닮은 쌍둥이부산 남구의 대연동은 오랫동안 도시의 속살보다는 군사적 기능이 전면에 드러났던 땅이었다.산과 바다 사이에 끼인 완만한 평지 위로, 20세기 내내 군수사령부와 병참시설이 자리했고,이 지역은 “도심 속의 비개방 구역”으로 남아 있었다.그러나 21세기에 들어 도시의 무게중심이 변했다.항만 중심의 산업도시였던 부산은 점차 지식산업, 금융, 연구개발 기능을 품은 ‘복합 도시’로 전환을 꾀했고,그 첫 상징이 바로 ‘대연 혁신도시’였다.대연 힐스테이트 푸르지오는 이 변환의 현장 위에 세워졌다.군수사령부가 빠져나간 부지 위에, 부산도시공사가 시행을 맡고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시공에 참여하면서 도시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재건축’도 ‘재개발’도 아닌, .. 2025. 11. 9.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남천동의 기억이자 부산의 풍경이 된 아파트 다시읽기 서설 부산 수영구 남천동,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아파트들의 풍경은 오랫동안 부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해왔다.그 중심에 선 이름, ‘삼익비치’. 1979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욕망과 시대의 이상이 겹쳐진 한 장의 생활사 기록이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낡아가면서도 여전히 ‘부산의 바다’를 이야기할 때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된 이유는, 단순히 위치 때문만은 아니다.삼익비치는 ‘바닷가에 세운 집’이 아니라 ‘도시가 바다를 향해 몸을 기울인 첫 순간’을 담고 있는 상징이었다. Ⅰ. 산업화의 도시, 바다를 향한 시선의 시작1970년대 후반, 부산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 팽창의 중심에 있었다.영도와 자갈치에서 이어진 항만의 기능은 확대되었고,도심은 광복로와 중앙동, 초.. 2025. 11. 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