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과 품격의 경계에서 — 용호예가, 도시의 리듬을 잇다
1. ‘쌍용예가’라는 이름의 정직함
부산 남구 용호동 언덕 위, 조용히 자리한 용호예가(쌍용예가)는 2013년 입주한 773세대 규모의 단지다.
20년이 넘은 용호메트로시티가 세대 교체의 상징이라면, 용호예가는 그 뒤를 잇는 ‘중세대 주거자산’의 기준점이다.
‘예가’라는 이름답게, 단지는 화려함보다는 실용과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15층 내외의 중고층 동, 단정한 외관, 효율적인 평면 설계 — 2010년대 부산 중급 아파트의 전형적인 미학이다.
당시엔 화려한 커뮤니티보다 주거의 본질,
즉 ‘쾌적한 생활’에 집중한 설계 철학이 읽힌다.


2.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실 — 실속 있는 중급 주거지의 복귀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2025년 현재 용호예가의
24평형(전용 81㎡)은 약
2억7천만~3억1천만 원,
33평형(전용 108㎡)은 약 3억6천만~4억 원 수준에서 거래된다.
이는 인근 신축인 용호동 W(2018년)이나 남천 더샵(2020년대) 대비 절반가량 낮은 수치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전세가율이 70%대 중후반으로 매우 높다는 것이다.
즉, ‘거주의 실속형 가치’가 시장에서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용호예가의 시장 위치는 명확하다.
신축의 프리미엄과 구축의 저가 사이에서,
실수요 중심의 중간 자산대로 자리한다.
이는 노후 대단지(메트로시티)가 재건축 기대감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활형 자산’으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3. 입지의 리듬 — 바다와 도시의 완충지대
용호예가는 용호로와 오륙도로를 잇는 길목,
즉 바다와 도심의 경계에 서 있다.
이곳은 부산의 ‘리듬’을 가장 정직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하철은 멀지만, 버스 노선망이 치밀하게 얽혀 있고,
서면·대연·문현 등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도 나쁘지 않다.
단지 주변에는 운산초, 용호중 등 학교와 마트·병원이 도보권에 있으며,
용호시장·이기대공원까지 이어지는 생활 반경은 ‘도심형 해안생활권’으로 요약된다.
즉, 용호예가는
바다를 향하되 도시를 잃지 않는 곳,
자연과 생활의 균형점을 가장 현실적으로 구현한 입지라 할 수 있다.
4. 세대 교체기 단지의 투자 함의 — ‘시간의 가교(架橋)’
부산의 주거시장은 지금, 두 층으로 나뉜다.
하나는 초고가 신축 브랜드,
다른 하나는 재건축 기대의 노후 대단지.
그 사이의 중간지대 —
즉, 준신축·중대형 실수요 단지는 오히려 드물다.
용호예가는 바로 이 공백을 메우는 존재다.
2010년대의 설계 품질, 충분히 현대적인 구조,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가.
이 세 가지 조건이 결합되며, ‘실수요+안정 투자형 단지’로서의 입지를 확립했다.
이는 향후 리모델링 시대가 본격화될 때,
‘건축적 갱신이 가능한 세대’로서의 잠재력도 내포한다.
노후의 끝자락이 아니라, 갱신 주기의 초입부에 있는 단지 —
바로 이 시점이 용호예가의 투자적 의미를 규정한다.
5. 도시와 사람, 그리고 생활의 미학
도시의 주거는 단순히 건물의 문제가 아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의 총합이다.
용호예가는 화려하진 않지만,
이기대의 푸른 능선과 용호로의 일상적 리듬이 공존하는 곳에서
도시와 자연, 생활이 섞이는 지점을 보여준다.
20년 전 신흥 주거지의 얼굴이던 메트로시티가 ‘세월의 거인’으로 서 있다면,
용호예가는 그 옆에서 부산 주거의 세대교체를 잇는 다리로 기능한다.
6. 결론 — 오래된 것과 새것 사이, ‘생활의 내구성’을 품다
용호예가는 ‘투자’보다는 ‘생활’에서 강하다.
하지만 그 생활의 품질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그것은 장기적 자산으로 변한다.
화려한 외관은 없지만,
조용하고 단단한 입지, 그리고 꾸준한 수요가 만든 생활의 내구성
그것이 용호예가의 진짜 가치다.
새 단지는 도시의 속도를 대표하지만,
용호예가는 도시의 지속성을 대변한다.
그리고 그 지속성 위에,
부산의 새로운 주거 문화가 다시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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